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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변인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이상일 대변인 현안관련 서면 브리핑[보도자료]
작성일 2013-05-20

  이상일 대변인은 5월 20일 현안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ㅇ 이상일 대변인 고별사


  오늘로 대변인직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능력이 모자란 사람이 중책을 맡느라고 늘 전전긍긍, 노심초사하며 지냈는데 이제 큰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홀가분합니다. 대변인직을 대과(大過)없이, 무사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배 동료 의원들과 당 사무처 관계자들,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말씀을 드립니다.


  대변인으로서 지낸 지난 1년 2개월은 영일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19대 총선, 당 대통령 후보 경선, 제18대 대선을 치르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이 조금 못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변인으로서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과 공개할 수 없는 수많은 사연들은 대하소설의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대변인이란 각광을 받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살얼음판을 걷듯 참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는 덕택에 정치인으로서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데 대변인만큼 좋은 자리는 많지 않을 터이지만 찰나의 방심으로 언행을 잘못했다가는 순식간에 불명예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직책이 대변인일 것입니다.


 ‘숨은 내쉬고 말은 내지 말라’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말로써 당과 후보, 지도부의 입장을 알려야 하는 대변인에게는 ‘고기는 씹어야 맛이 나고 말은 해야 시원하다’는 속담이 어울릴 것입니다. 하지만 말을 시원하게 한답시고 오버했다가는 그 부메랑으로 욕만 시원하게 먹는 자리가 대변인입니다.


  지난 1년 2개월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면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총선, 경선, 대선과 4.24 재보선에서 대변인 노릇을 하면서 승리의 희열을 잇달아 맛볼 수 있었기에 보람이 컸고, 그때의 고생은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변인 이상일’ 때문에 상처를 받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성명, 논평, 브리핑을 가급적이면 품격과 이성의 언어로 꾸미려 했지만 때론 제 말과 음성이 너무 거칠고, 지나치게 공격적이어서 마음 상한 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께는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검게 탄) 가마 밑이 노구솥 밑을 검다고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 허물 있는 줄은 모르고 남 흉만 보는 이를 꼬집는 경구인 데 제가 그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1년 2개월의 대변인 생활을 성찰하면서 좀 더 성숙한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대변인을 하면서 실감한 것은 ‘동굴의 우상(偶像)’이 정치권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동굴 속에 있는 자기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그것만이 옳은 것이라고 여기는, 그래서 남의 지각과 경험을 존중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가 정치권에 만연해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與)도 그렇고, 야(野)도 그렇습니다. 같은 정당에서 계파나, 출신지역이 다르면 ‘동굴의 우상’에 갇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치권이 ‘동굴의 우상’을 타파하지 않으면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 탕평의 정치를 하기 어렵습니다. 상생과 화합, 탕평을 하지 못하는데 품격 높은 정치가 가능하겠습니까. 민생을 위한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정치를 할 수 있겠습니까.


  마침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새로운 원내 사령탑이 들어섰습니다. 양당의 새 원내대표는 ‘동굴의 우상’이 주는 폐해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국회의 발목을 잡는 정쟁은 남의 눈, 남의 생각을 인정하지 않고, 나의 지각과 나의 사고만이 옳다는 독선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지 경륜 있는 양당의 새 원내대표들께서 진지하게 성찰하면 좋겠습니다.


  언론인 여러분께는 늘 미안했습니다. 나름대로 여러분과 소통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분들은 흡족하지 못했을 겁니다. 당의 일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알려드리려고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또는 저의 게으름 때문에 여러분들의 정보욕구를 충분하게 충족시켜 드리지 못한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인 여러분들은 저를 많이 이해해 주셨고 잘 대해 주셨습니다. 언론계 선배라고 과분한 대접을 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의리와 배려를 잊지 않겠습니다. 고개 숙여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대변인실을 떠나면서 언론인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부탁말씀이 있습니다. 제 후임으로 오실 대변인과 그 분과 함께 언론인 여러분을 위해 일할 민현주 대변인을 많이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부탁입니다. 두 분이 당 사정을 잘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테니 언론인 여러분께서도 저에게 보내 주셨던 애정을 두 분께 넘치도록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속한 새누리당도 따뜻한 눈길로 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당이 잘못할 때엔 질책하고 비판해야겠지만 그럴 때에도 애정어린 충고를 아낌없이 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려 합니다. 대변인으로 대형 선거를 두 번 이나 치렀기 때문에 지난해엔 부실했던 의정활동을 이제부터는 제대로, 야무지게 할 생각입니다.


  제 꿈은 소박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생활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불편을 덜어드리는 일, 민생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들 가운데 시대에 맞지 않거나 부조리한 것들을 고치는 일, 생활의 시스템을 하나둘씩 차근차근 개선하는 일 등 생활정치를 하는 데 열정을 바칠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당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나설 땐 나서고, 목소리를 내야할 땐 내겠습니다. 당 지도부가 민심을 모르고 답답한 행동을 할 때, 민생 돌보는 일을 게을리 할 때, 무기력하게 청와대 눈치만 살피고 거수기 노릇만 할 때엔 비록 평의원이고, 초선 의원이지만 ‘아니 됩니다’를 외치겠습니다. 행동이 필요할 땐 행동도 하겠습니다.

 
  당당하게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은 지성인의 두 가지 수치입니다. 저는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꽃에는 꽃의 얼굴이 있고 바람에는 바람의 소리가 있듯 정치인 이상일도 제 얼굴, 제 음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정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  5.  20.
새  누  리  당   대  변  인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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