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책위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 河 舜 鳳의원(☎788-2579)
□‘이라크 파병’ 논란에 대하여
오늘은 외교통상부 결산을 심사하는 자리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파병요청을 수차례 받은 것으로 아는데 한번도 책임있는 당국자가 제대로 설명을 한 적이 없습니다. 파병규모와 성격, 시기, 비용문제 등 기본적인 것까지 제대로 밝힌 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규모부터 시기, 성격 등 기본적인 내용까지 보도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오늘 한 조간신문에 유인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비전투병이라면 몰라도 전투병까지 파병할 필요가 있느냐”는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발언이 보도가 되었습니다.
파병에 대해 미국정부가 우리정부에 공식요청한 기본사실조차 국민에게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이 밝힌 이 발언이 과연 정부의 공식적이고 최종입장인지를 묻고자 합니다.
외교와 국익은 여론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님에도 이 정권은 여론의 추이에만 관심을 쏟을 뿐 노무현 정부는 파병이라는 뜨거운 이슈에 대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국정을 담당하고 있는 정권으로서 비겁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 봄, 공병과 의료병 등 비전투병의 이라크 파병결정을 할 때에도 국정을 맡고 있지 않은 야당과 자유세력이 파병책임을 모두 지고 여당과 대통령은 무임승차하는 파행적 리더쉽, 무책임한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국정을 맡게되면 때로는 국익을 위해 고독한 결정을 할 때도 있고, 여론과 배치되는 길을 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파병의 찬반을 떠나 근본적인 국정태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국정은 지지자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익을 위해, 또 민족의 번영을 위해 고독한 결단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여론과 일치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다해도 이를 떳떳이 밝히고 자신있게 설득하는 것이 국정을 맡은 진정한 리더쉽이고 용기일 것입니다.
정부는 파병요청에 대한 진실을 먼저 밝히고 국민 앞에 정부가 내릴 결정에 대해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물론 파병을 안할 수도 있습니다. 또 UN의 결의안이 결정된 뒤에 파견하겠다는 조건부 파병안도 있을 수 있고 북핵문제와 경제여건, 그리고 한미관계를 고려해 파병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왜 국익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을 유보시킨 채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가르기를 하는 소모적인 논쟁을 방치하고 있느냐는 겁니다. 할 일과 안 할 일을 구별 못하고 먼저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구별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은 역사로부터 심판받기 전에 당대의 국민으로 버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여야를 떠나 외교와 안보에는 하나가 되어야 함에도 최근 각종 현안마다 나라가 분열되고 국민적 편가르기 조짐을 보이는 양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몇몇 시민단체가 단체의 존립목적과 달리 각종 현안마다 일일이 나서며 여론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국회를 압박하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시민단체의 정치화, 권력화와 함께 이미 우리 사회가 자유로운 지성의 사회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성이 사라지고 난다면 그 뒤에 남는 것은 야만과 폭력밖에 없습니다.
파병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나름대로 논리가 있고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토론을 봉쇄시키려는 이 나라의 획일적인 분위기는 이 나라가 과연 자유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 확대시키기 위해 지난 반세기를 땀과 눈물로 지켜온 나라인가를 의심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더욱 신중하게 이번 파병안 문제에 접근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장관은 이라크 파병안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제안을 받았는지 공개하기 바랍니다. 또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파병제의의 경과, 규모, 시기, 비용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내용부터 유수석의 파병안 반대가 공식입장인지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사실관계와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파병을 할 경우와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의 문제점과 미국으로부터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2사단 등을 이라크에 배치하겠다는 논의가 있었는지, 또 그런 논의가 있었다면 파병을 안한 이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사후 대책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