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책위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김원길의원-대정부질문(경제분야)
2003.10.21
1. 혹심한 체감 불경기의 지속이 서민의 삶을 파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8%를 기록하였습니다. “내 생전에 이런 추석 경기는 처음”이라고 상인들이 말합니다. 지금 국민들은 IMF보다 더한 상황이라고 얘기하는데 부총리께서는 이해하십니까? 불경기의 장기화로 다수 서민층의 생활이 극도로 악화되어, 차상위 계층까지 포함하여 전 인구의 12%에 달하는 574만 명이 실질빈곤층입니다. 또한 2003년 8월말 현재 전국의 신용불량자는 341만 2,524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4.9%에 달하고 있습니다.
9월말 현재 발생한 가스사고는 149건이며 이 가운데 고의 사고는 54건으로 지난해 대비 80%증가했으며 이 중 생활고에 따른 자해목적의 사고가 65%에 달합니다. 또한 7월말까지 137건의 한강 투신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이것은 지난해 대비 79.6%가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20~30대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업 등으로 20~30대가 겪고 있는 절망의 단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부총리께서는 이러한 참담한 상황에 대해 보고받으신 바가 있으십니까?
불황은 이제 단순히 벌이가 줄어 씀씀이를 줄이는 경제문제를 떠나,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가족의 해체를 가져오는 엄청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경제가 어려워지면 서민이 먼저 어려워지고 경제가 좋아지면 서민이 가장 늦게 혜택을 봅니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없는 사람들의 고통이 가중됩니다. 신용불량자와 실질빈곤층이 급증하는 문제는 결국 불황의 골이 깊어진 때문이고 불황의 탈출 없이 이 문제의 본질적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여기에 동의하십니까?
2. 부동산 문제는 왜곡된 자금흐름 탓
반면 부동산 가격, 특히 부유층의 자산이라할 수 있는 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여 서울-지방 간, 강남-강북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겼습니다. 이로 인해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소비시장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총리께서는 최근 거시경제 명목성장률 대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어떤 추이를 보이고 있는지 아십니까? 또한 도시근로자 가처분 소득 증가율 대비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어떤 추세를 보이고 있는지 아십니까?
2001년부터 2003년 상반기까지 거시경제 명목성장률은 연평균 6.5%에 그친 반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25.2%에 달해 4배가 넘었습니다. 또 지난 2년간 (2001~02년) 도시근로자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17.5%에 그친 반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71.0%로 4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였습니다. 부총리께서는 국민의 기초 생활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주거비용이 소득증가에 비해 턱없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정상적인 근로의욕을 가질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아파트 가격상승의 본질적 문제는, 생산적 부분에 투자되어야 할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 병폐, 위화감을 막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부동산시장에 몰리는 유동자금이 생산적인 부분에 투자되도록 유도해야 되는데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3. 정부의 안이한 상황인식?정부에 대한 신뢰부족 해결필요
정부출범 이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출범 초기에는 국제정세 불안,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 많은 변명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감이 완화되어도, 이라크전이 조기종결되어도, 심지어 최근 미?일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여도 우리 경제에는 좀처럼 비관론이 걷히지 않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해온 것은 근거 없는 낙관론 표명, 상황악화에 따른 변명, 목표수치 수정, 이런 과정의 반복이었을 뿐입니다. 두 달전에 했던 전망이 다르고 한달 전에 했던 전망이 다르고, 항상 남 탓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과연 현 정부가 국가경제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가, 국민의 삶을 지켜주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느낍니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최근의 불황이 단지 경기 사이클이나 외부적 변수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시는지 답변해 주십시오.
경제는 Fundamental의 문제가 아니라 Mental의 문제라는 금언이 있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신용불량자 문제, 실질빈곤층의 증가문제, 부동산 과열에 따른 사회적 불균형 문제의 해결은 정부에 대한 시장과 경제주체들의 신뢰회복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파문을 보고 있노라면 통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피폐해져 가는 경제에 대하여 “경제는 시간을 두고 최선을 다하면 살릴 수 있다”라고 무책임하게 언급한 채 기약 없는 정치적 도박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이런 무모함이 바로 경제를 죽이는 행위라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부총리께서는 노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한 최근의 정치적 혼란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국제신인도 회복과 경제회생을 위하여, 대통령에게 재신임 발언 철회를 건의할 의향은 없습니까?
최후의 희망 수출 - 환율급등에 대한 대책있나
1. 일부 지수의 반전에도 불구, 기존의 수출?부동산경기 의존도 여전
부총리께서는 최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긍정적인 변화를 근거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직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고 봅니다. 2003년 8월말 생산은 1.5% 증가했으나, 주로 내수시장의 상황을 반영하는 경공업생산지수는 -6.5%로 7월 -5.6%에 비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1/4분기(-3.9%), 2/4분기(-6.5%)에 이어 장기적인 침체입니다. 또한 내수 출하지수도 7월 -3.7%에 이어 8월 -3.5%를 기록,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평균가동률은 76.4%로 2002년 수준(78.3%)은 물론 2003년 2/4분기 평균(77.2%)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민간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2.7%로서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투자부분에 있어서도 국내기계수주(-23.9%), 설비투자추계(-7.8%)를 기록하는 가운데 건설부분만이 활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국내 소비, 투자, 내수관련 생산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는데 부총리께서는 동의하시는지 답변해 주십시오.
이런 가운데 선행지수가 지난 3개월 근소하게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건축면적 허가율(전년 동월 비 6월 156.2%증가, 7월 31.8%증가)과 주가종합지수의 영향이 큽니다. 또한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0.1%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수출증가와 산업생산지수의 영향이 큽니다.
다시 말해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긍정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취약점, 즉 생산, 소비, 투자 침체를 수출과 과열된 부동산 경기가 떠받치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부총리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2. 경제의 생명줄인 수출환경은 낙관적인가?
최악의 체감경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미국?일본의 경기회복에 유일한 희망 섞인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부총리께서는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수출도 동반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3%대 성장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강연에서 내년 1/4분기, 늦어도 상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되고 5%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하셨습니다. 그렇죠? 이러한 전망은 수출 촉진으로 인한 자극이 선순환을 일으켜 경제회복의 동력이 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답변해 주십시오.
하지만 미?일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10월 초 11월물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31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하반기 3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예상됩니다. 또한 수출의 주요 변수인 교역조건이 2002년 1/4분기(102.2) 이래 지속적인 악화 추세에 있습니다. (2003년 1/4분기에는 86.8, 2/4분기에는 89.4를 기록하여 2002년 평균 (95.0)에도 못미치고 있음) 이러한 여건의 악화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데 부총리께서 동의하십니까?
수출에 가장 큰 위협요인은 환율문제입니다. 최근 미국의 환율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연말에는 1110원 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하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의 실질환율의 고평가 분석법을 통한 계산에 따르면 2003년 하반기의 적정원화환율은 1,210원 정도라고 합니다. 현재의 실질환율은 적정환율을 고려할 때 이미 크게 하락한 상황입니다. 더욱 하락할 경우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주리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답변해 주십시오.
3. 요약 - 수출의 붕괴는 경제붕괴로 이어지므로 대책마련 시급
정부는 몇몇 경제지표의 반전과 미?일의 경제회복을 근거로 경기회복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지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투자?소비?생산은 전반적인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수출과 부동산 경기과열로 경기가 지탱되고 있는 왜곡된 상황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정부의 낙관적 전망은 미?일의 경기회복→ 수출의 증대→경기사이클의 선순환적 회복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재 한국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길 경우, 단지 정부의 낙관적 전망이 빗나가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 자체가 흔들릴 위험성이 있습니다.
현재 경제는 심각합니다. 또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현재의 무모한 정치도박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제에 대한 안이한 낙관론을 수정하여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정부의 신뢰회복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최우선과제로 한 일대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보는데 부총리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