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책위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 결과보고 기자회견문
먼저 지난 30일 이라크의 티그리트 고속도로에서 테러공격을 받고 돌아가신 두 분의 우리 기업인에게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저희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은 국민 여러분의 따듯한 관심과 염려 덕분에 지난 26일 무사히 귀국하여 오늘 조사결과보고서를 국회의장님께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현지에서 예상치 못했던 로케트탄 공격을 당한 조사단의 안부를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조사활동에 성실히 임해주신 조사단원께 단장으로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보고에 앞서 이번 조사가 시간적, 물리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짧은 일정과 제한된 인원으로 다양한 인종, 종교, 정파로 구성된 이라크의 복잡한 사정을 모두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이동과 다양한 만남을 허용하지 않는 치안상태와 높은 언어장벽에 구속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조그마한 창으로 넓은 들판의 곡식을 모두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창이라도 곡식이 자라고 익는 것만은 살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라크를 향한 작은 창을 만드는 심정으로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을 다해 조사활동을 했습니다.
1. 일정과 조사대상
조사단은 11월 18일부터 11월 26일까지 8박9일 동안 나시리야, 나자프, 바그다드, 키르쿠크, 모술, 카야라 등 주요도시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서희, 제마부대, 연합임시행정처, 동맹군 사령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등 현지작전부대와 공식기구를 방문하고, 부족장, 종교지도자, 대학교수, 기업인, 현지교민 등 약 200여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2. 일반 정세와 치안 상태
지난 11월 15일 연합임시행정처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이라크 주권이양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이라크 군?경 육성작업을 서두르는 등 동맹군이 직접 담당하던 치안 및 행정업무를 현지인에게 이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전후복구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후복구사업의 가장 큰 장애는 역시 치안불안과 예산 및 물자의 부족이었습니다.
치안상황과 관련하여 바드다드를 중심으로 하는 수니삼각지역의 정치적 테러가 증가되고, 특히 미군 부대 등 hard target에 대한 공격이 어려워지면서, 미국에 협조하는 이라크 주요인사, 국제기구, 외국대사관, NGO 등 soft target에 대한 테러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조사단이 투숙한 팔레스타인 호텔에 대한 로켓 공격과 최근 발생한 일본 외교관, 스페인 정보장교, 한국 민간인 피살사건 등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부와 북부 등 기타 지역의 민생치안은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이 후세인 정권에서 해방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저항활동이 지속되는 이유는
① 실업 등 전후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② 강도, 약탈 등 치안불안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며,
③ 문화적, 종교적 차이를 무시한 초기 강압적 치안유지작전의 실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우리 조사단은 민생악화가 치안악화를 불러오고 치안악화가 다시 민생을 어렵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바로 이라크 안정화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3. 한국군 추가파병 인식과 고려사항
이라크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치안을 맡아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지만, 자체 치안유지가 가능할 때까지는 동맹군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동맹군은 치안확보가 없이는 재건도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치안유지부대의 파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라크인들은 한국이 영토적 야심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군의 파병을 터키 등 주변국의 파병과 다른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추가파병에 있어 고려해야할 사항은
첫째, 독자적 작전지휘권을 갖고 특정지역을 맡아 치안유지와 재건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혼성군의 파병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파병지역을 먼저 선택해야만 치안, 재건 수요를 판단할 수 있고, 규모와 성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한국이 자주적인 판단에 의해 적극적으로 이라크인을 돕고 주권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다는 것을 이라크 국민에게 이해시켜야한다는 것입니다.
넷째, 군수조달의 재원 및 보급로 확보 등에 대한 면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문화적, 종교적 차이를 깊이 인식하고, 부족장 및 종교지도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의사소통과 정확한 정보획득을 위해 아랍어에 능통한 인력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항입니다.
4. 총 평
이라크인은 풍부한 자원과 높은 교육열을 가진 우수한 국민입니다.
우리와 같이 오리엔탈 의식을 갖고, 가족과 이웃을 소중히 생각하는 따듯한 국민입니다.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 세 차례의 전쟁을 치루면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이라크인을 진심으로 돕는다면 멀지 않아 풍요로운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
우리 조사단은 전쟁의 참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인을 돕기 위해 추가파병을 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파병에 앞서 국민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예산 문제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이루어져야합니다. 또한 이라크의 통치권을 미국에서 유엔으로 이관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것도 밝혀둡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내일을 보는 밝은 눈과 세계를 생각하는 넓은 가슴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보고서가 추가파병을 둘러싼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지혜를 모으는데 기여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동안 우리 조사단의 활동에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협조와 지원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라크 현지조사에 협조해주신 외교통상부,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관계자와 언론인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신변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조사활동에 아낌없는 협조를 해주신 이라크의 많은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인사를 드리며, 대한민국이 이라크국민에게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그 노고에 보답하기를 기대합니다.
2003년 12월 2일
대한민국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