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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이상희] 중국의 머리가 되어야 부산이 산다
작성일 200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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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머리가 되어야 부산이 산다
                                  

 국회의원 이상희(한나라당)

 

남아도는 500만평 이상의 공단을 두고 공작기계를 해체하여 중국 땅으로 시설을 이전할 수밖에 없는 제조업체들의 참담한 심정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거대한 휴대폰 수출시장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산 마늘을 긴급 수입해야 했던 어처구니없는 케이스가 기억날 것이다. 그 여파로 마늘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대규모 항의집회까지 열었지만 별 수습책이 없었다. 중국은 이제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지만, 수출시장에서는 개별상품마다 사활을 걸고 가격경쟁을 벌여야하는 숙명적인 파트너관계로 공생하게 되었다. 국제시장에서 중국의 위세에 몰리는 현상은, 부산항의 해운물량이 파업과 태풍을 구실로 기항지를 중국의 칭다오나 상해항구로 옮겨가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어차피 중국은 거대한 생산기지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우리에겐 과학기술 엘리트를 조련시켜 중국의 머리가 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워싱턴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지난 15일‘선저우5호’발사 직후에 전문가들을 모아 서둘러 개최했던 세미나의 주제가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이었을 정도로 미국은 아직도 1957년의 쇼크를 잊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최초의 인공위성인 러시아의‘스푸트니크’호가 미국에 앞서 발사된 45년 전의 충격이, 미국의 젊은 지도자 케네디로 하여금 기초과학과 항공우주산업에 국가적 역량을 투입하게 하였고 그의 비전과 추진력에 의해 마침내 첨단기술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항공우주산업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심어주었던 꿈이 우주개발이라는 차원을 넘어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기술시대의 도래를 가져왔다.

 

그러나 중국이 최초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했을 때 우리는 얼마만큼 중국의 과학 기술력에 대해 알고 있었던가를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주선 한대에 들어가는 부품산업에만 대략 3.000여개 공장에서 수만 명의 인력이 고용되고 있는 실정이니 기술 산업 전반에 파급되는 시너지효과는 가공할 만하다.

정치적으로도 중국은 우주선발사를 계기로 이른바 후진타오 주석체제로의 권력이동이 자리를 잡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주천(酒泉)위성발사센터는 인민해방군이 관장하고 있는 특급 군사 보안시설로서 군사대국에 진입한 중국의 야심이 숨어있다. 바둑에 비유하면, 중국은 국제경제와 정치 군사 면에서 선수를 잡고 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형세다. 한 단계 상승한 국가 신용등급이 그 성적표이고 2004년 뻬이징 올림픽을 치룬 후에는 어느 국가도 감히 대국을 신청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할 정도로 미국경제로서는 또 다른 악의 축(?)이 되어가고 있다.

 

한.중간에 반도체 등 8개 업종 30개 핵심부품에 대한 경쟁력의 평균 격차가 현재 6년 정도지만 2010년이 되면 3년으로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통계도 나왔다. 이대로 가면 주력 수출품인 전자 조선 철강 자동차 유화제품 모두가 얼마 안 가 중국에 대해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전망한다. 중국이 올해 들어 9개월 연속 30%이상 수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지표하나만으로도 중국은 충분히 경계의 대상이지 않은가?.

 

우주기술은 초정밀 극한환경기술 등이 결합된 기술 선도형으로? 나노. 바이오등 첨단 복합기술의 시험무대가 된다. 특히 위성은 통신, 방송, 환경, 기상, 해양관측 및 자원탐사, 원격진료, 화상회의 등으로 이용범위가 무궁하다. 나아가 컴퓨터, 자동항법, 제어계측, 재료 등 기타 산업으로의 기술파급효과가 커 중국을 거대시장으로 한 우리산업구조에는 직접적으로 영향력이 미친다.

 

우주개발을 통해 확보된 위성운영기술은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그 특성상 정치권의 폭넓은 이해와 지지가 안정적인 예산지원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열쇠이다. 중국 정치의 핵심지도자들 대부분이 이공계출신으로서 과학기술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로 유인우주선의 신화를 만들었던 것처럼, 우리 정치도 ‘국가기술공황’상태에 이른 이공계기피풍조를 극복하기 위해 총체적으로 변해야만 한다. 
 
우주선발사가 국민통합에 기여했다면 궤변이라 생각되겠지만, 이미 중국이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를 국민영웅으로 만들어서 가는 곳마다 수십만의 열광하는 군중으로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 우리도 늘 뒷북치는 정치로 인해 분열되고 희망을 잃은 국민들에게 과학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톱뉴스를 보여줄 수 있으면 얼마나 신선할까. 과학기술의 세계에는 정치도 장벽도 없고 이데올로기도 없다 오직 신기술만이 세계시장을 정복하는 희망의 신무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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