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책위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금융기관이 문 닫았을때 고객들에게 예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금융고객들의 보루’ 예금보험기금이 부실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예금보험기금내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계정의 가용재원이 거의 고갈됐기 때문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자생력 약한 서민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퇴출되면서 예금보험료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결과다.
기금의 ‘가계부’엔 적신호가 울리고 잠재부실 가능성이 높은 금융기관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기금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는 해당 금융기관들에 대한 사전적인 위험관리 보다는 ‘땜질식’ 사후대처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저축은행·신협 계정 바닥났다〓20일 예금보험공사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임태희(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예보가 전국 113개 상호저축은행과 1070개 신협으로부터 거둬들인 예금보험료는 각각 1460억원, 607억원. 그러나 작년과 올해 3개 저축은행과 14개 신협이 퇴출이나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예보는 저축은행엔 2293억원, 신협엔 2159억원씩 예금보험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계정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오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직접 차입하는 방식으로바닥난 보험료를 채운 덕이다. 저축은행계정은 2368억원, 신협계정은 1664억원을 각각 빌려 왔다.
문제는 앞으로도 ‘들어올 돈’보다는 ‘나갈 돈’이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9월말 현재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나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저축은행(8개사)과 신협(5개사)만 모두 13개사. 이중 규모가 큰 저축은행 1개사만 무너져도 예금대지급 액은 최고 8874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해당 계정으로선 보험료 지급여력이 없어 결국 다른 계정으로부터 손을 벌리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직접 빌려야 할 상황이다.
◈기금 전체의 부실로 비화되고 있다〓예금보험기금의 전체 보험료수입은 2조3803억원, 보험료지출은 8818억원으로 전체 가용재원은 1조4985억원. 겉보기엔 문제가 없는 듯 하지만 저축은행과 신협계정에서 시작된 부실의 싹은 점점 기금 전체를 멍들게하고 있다. 빚을 끌어다 보험료를 지출했지만 저축은행과 신협계정엔 지금 215억원, 44억원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기금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부실가능성이 있는 금융기관들에 대한 예보의 리스크관리는 ‘낙제점’이라는 평가다. 사전적인 위험관리보다는 사후관리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금융기관이 제출하는 서면보고서에 의존하고 다른 감독당국과의 정보공유체제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보는 일단 이들 두 계정에서 지급 여력이 없을 경우 다른 금융기관 계정에서 끌어다 쓰거나 급할 경우 예보채 발행을 통해 예금을 대신 지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이들 두 금융기관의 부실책임을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금융기관 고객에게 전가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출처: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