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변인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2024. 5. 8.(수) 14:00,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안녕하신가. 저는 지난해 4월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래 지난 13개월간에 주어진 소명을 다하고, 내일 자리를 새 원내대표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 당직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서 참석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한 해였다. 아마도 제 생애 가장 힘든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사실 시작부터 고생길이 예정되어 있었다. 국제전쟁의 여파로 경제는 어려웠다. 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었다. 총선은 1년 후로 다가오고 있었다. 정쟁이 일상화되고, 정치는 예외가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도 제가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이유는 극한 정쟁의 늪에 빠져 국민의 신뢰를 잃은 21대 국회에서 마지막 1년이나마 정치와 협치의 공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 취임 일성으로 의회정치의 복원을 내걸었고, 협치를 위해 야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민생 현안에 초점을 맞추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정쟁의 시간이 협치의 시간을 압도했다. 지금 와서 야당의 행동을 일일이 지적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겠지만, 특검, 국정조사, 탄핵 등 예외적 상황에서 쓰여져야 할 예외적 수단이 반복적으로 행사되고, 안건조정위원회 등 의회정치가 희화화됐다. 무리한 법률들이 일방 통과되는 상황에서 정치와 협치가 질식될 수밖에 없다는 점만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당은 제 임기에만 특검법 3건, 국정조사요구 5건, 국무위원 해임결의안 1건, 탄핵소추안 8건을 제출하는 등 입법폭주를 거듭하며 우리 헌정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러한 입법폭주에 맞서 정부가 재의요구권을 9회 행사했다. 그 9번 행사한 재의요구권에 대한 재표결을 8번이나 행해야 했던 것은 제가 원내대표로서 직면했던 최대의 도전이었다. 본회의가 있는 날은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 와중에도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제 임기 때 발의된 주요법안은 국정과제 법안 113건과 기타 주력법안 58건을 합쳐 총 171건이었고, 통과된 주요법안은 국정과제 법안 158건과 기타 주력법안 20건을 합쳐 총 178건이다.
통과된 모든 법안이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법안이지만, 특히 대표적인 킬러규제 법안으로 꼽혀온 산업집적법, 화평법, 화관법, 환경영향평가법 등의 개정안이 야당·시민사회 일각의 심각한 반대를 뚫고 통과된 것과 본격적인 우주개발시대를 연 우주항공청법이 통과된 것은 그 의의가 크다고 생각한다.
예산안을 둘러싸고도 극한 정쟁이 벌어졌다. 초유의 야당 단독처리 혹은 준예산까지 언급이 되었다. 결국 법정시한을 19일이나 넘긴 시점에서 처리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원내대표로서 제가 겪은 마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최저 증가율을 기록할 만큼 건전재정원칙을 지킬 수 있었던 것으로 한 가닥 마음의 위로를 삼고 싶다.
하지만 국정과제 156건과 기타 주력법안 102건을 합쳐 258건은 5월 8일 현재 아직 계류 중으로, 임기만료 폐기를 앞두고 있다. 법사위나 기타 상임위에 계류되어 있는 법안 중에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 할 시급한 법안이 있다.
특히 산자위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특별법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우리 국민이 당장 2030년부터 치명적인 환경 위협을 받게 된다. 이 법안은 여야 원내대표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는데도 야당 일부의 반대로 지난 5월 2일 본회의에 올라오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이 법안만큼은 조건 없이 통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 임기 막바지에 열린 22대 총선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큰 패배를 당한 것은 저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고, 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송구하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만 바라보면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번 총선이 향후 우리 정치에서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있지만, 승자에게나 패자에게나 공통되는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이라면 민생을 위한 협치일 것이다.
총선 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첫 번째 여야 영수회담이 열려 협치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여야 영수회담이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협치가 제도화되기까지 많은 난관이 아직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 난관을 반드시 넘어가야 한다. 여야가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또다시 극한 정쟁의 늪에 빠진다면 우리 국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민생 파탄, 민주주의 파괴, 국가 발전의 지체밖에 없다는 것을 다 같이 깨달아야 한다.
특히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절제된 입법권 행사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22대 국회에서도 정쟁이 일상화되어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에 교착상태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나라발전은 멈추고 말 것이다. 이제 우리도 상대를 악마화하는 야만의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선의의 경쟁자로 보는 문명의 정치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 22대 국회에서는 여야 사이에 더 많은 대화와 협력으로 국민의 삶을 위한 정치가 펼쳐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감사하다.
2024. 5. 8.
국민의힘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