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변인 공식 논평 및 보도자료입니다.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 동서고금의 법치가 지켜온 자연적 정의의 원칙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금 이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습니다.
헌법 제104조는 명료합니다.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세 권한 사이에 우열은 없고 순서만 있습니다. 대통령이 제청에 구속되지 않듯, 대법원장의 제청권도 대통령의 임명권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도 않은 채 재제청을 요구하며 대법원장의 제청권부터 되감았습니다. 인사권 행사가 아닙니다. 헌법이 정한 순서를 거스른 역주행입니다.
청와대가 내세운 ‘사전 합의 부재’는 헌법 어디에도 없는 요건입니다. 그 논리라면 대통령도 국회와 합의하지 않고는 동의안조차 낼 수 없습니다. 기존 후보군 안에서 다시 고르라는 요구는 더 심각합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반려해 점찍은 한 사람만 남기겠다는 것입니다. 추천위 재구성을 막겠다는 민주당의 법 개정까지 더하면, 이것은 재제청이 아니라 ‘지명 대행’ 요구입니다.
역사는 이미 답을 내놓았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1988년 ‘사법권 독립 보장’을 약속하고 이일규 대법원장을 세웠습니다. 이 대법원장은 대통령과 상의 없이 대법관 후보를 단수 제청했고, 노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2년 5개월 동안 대법관 13명 중 9명이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군인 출신 대통령도 감히 넘보지 않은 법치의 선(線)을,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이 정권과 민주당이 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사퇴를 요구하며 국감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벼릅니다. 당 일각에선 탄핵론까지 흘러나옵니다. 민주당 스스로 “흠이 없는 게 흠”이라 치켜세웠고, 국회가 찬성 264표로 세운 바로 그 대법원장입니다. 헌법을 지킨 사람을 헌법 위반자로 모는 흑백전도입니다.
‘조희대의 난’이라고요? 난(亂)은 헌법의 순서를 뒤집은 쪽이 일으켰습니다.
국민이 묻는 것은 하나입니다. 왜 굳이 점찍은 그 사람이어야 합니까. 대통령 본인의 공직선거법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임기 중 20명이 넘는 대법관을 임명할 대통령이 특정 인선에 집착하는 한, 자기 재판의 재판관을 고르려 한다는 의구심은 피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사법개혁의 방아쇠’로 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법치의 붕괴는 언제나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옵니다. 2010년 집권한 헝가리 오르반 정부는 판사 정년을 낮춰 고위 법관들을 대거 내보냈습니다. 결국 헝가리는 프리덤하우스가 꼽은 ‘부분적 자유국가’로 전락했습니다. 한번 무너진 법치는 정권이 바뀌어도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표를 얻었다고 헌법까지 위임받은 것은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제청 요구를 철회하고 손봉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즉시 국회에 제출하십시오. 민주당은 대법원장을 겁박하고 제청권을 무력화하는 입법 시도를 멈추십시오.
헌법을 지킨 대통령으로 남을지, 제청권을 꺾은 대통령으로 남을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역사는 변명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2026. 9. 27.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최 보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