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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선의에 국가 운명을 거는 안보 도박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논평]
작성일 2026-10-25

‘사망설’까지 나돌던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정협 주석과 만나 경제협력 확대를 논의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추모한 뒤 당일 귀국했습니다.


이번 방중은 시점부터 장소, 이동 경로까지 예사롭지 않습니다. 김정은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항미원조기념관을 찾은 것은 북중 혈맹의 역사적 상징을 다시 꺼내 든 행보입니다. 특히 2014년 완공 이후 12년간 사실상 닫혀 있던 신압록강대교가 지난 15일 개통되자, 불과 9일 만에 직접 그 다리를 건넜습니다. 과거의 혈맹으로 정치적 결속을 다지고, 새로운 교량으로 경제적 활로를 열겠다는 계산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과는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며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북중러의 이해관계가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동맹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청와대는 김정은의 전격 방중에 대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습니다. 북한은 발 빠르게 외교적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뒷짐 지고 ‘주시’만 하고 있을 것입니까.


지금은 북중러의 밀착이 한반도 안보와 대북제재 체제, 동북아 경제질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선제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외교에서는 좀처럼 전략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미동맹에는 자꾸 파열음이 들리고, 국내 정국은 대통령의 ‘본인 죄 지우기’ 논란과 여권 내부의 충돌로 얼룩져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반미를 자주외교로 착각하고,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유화가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면 위험천만한 오판입니다. 진정한 자주외교는 동맹과 거리를 두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굳건한 동맹을 지렛대 삼아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지를 넓히는 데서 나옵니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이미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한민국과의 물리적·정치적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신압록강대교 개통과 김정은의 방중은 그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길은 끊어놓고, 중국으로 향하는 길은 활짝 열었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입니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마당에, 우리 장병들의 희생으로 지켜온 안보태세를 허물면서까지 북한에 고개를 숙여서는 안 됩니다. 평화는 굴종의 대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확고한 억지력과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지켜내는 것입니다. 한미동맹을 바로 세우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며, 북중러의 움직임에 대응할 실질적인 외교·안보 전략을 국민 여러분 앞에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북한은 이미 대한민국을 원천 배제한 외교적 출구를 넓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만 여전히 북한이 언젠가 손을 내밀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라, 냉혹한 국제정세를 외면한 채 북한의 선의에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무책임한 안보 도박일 뿐입니다.


2026. 10. 25.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최 은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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