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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출 죄자 대부업체 노크…상반기 신규 이용자 14만명 증가
작성일 2026-09-29

서울 도봉구에 사는 박명순 씨(59)는 이혼 후 홀로 두 자녀를 키우며 생활비가 빠듯해 대부업체에서 연 20%에 달하는 금리로 1000만 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가 연체의 늪에 빠졌다. 앞서 은행 문을 두드렸지만 직장이 없고 자산도 부족한 그에게 돈을 빌려주는 곳은 없었다. 박 씨는 “어렵게 직장을 구해 빚을 갚던 중 갑자기 퇴직 통보를 받아 수입이 끊겼다”며 “연체에 빠져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 조정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신규 이용자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4만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년 전 신규 이용자의 2.7배 수준이다. 최근 대출 규제가 잠시 완화되긴 했지만 당분간 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금리도 오를 것으로 전망돼 빚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업이나 사금융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신용평가 제도를 속히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와 금융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올 상반기 대부업 이용자 33.3% 증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대부업체 상위 30곳의 올해 1~6월 신규 이용자 수는 14만276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0만7072명) 대비 33.3% 늘었다. 증가율이 전년의 1.8배 수준이다.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로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책 발표 이후 신용대출과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각각 연 소득, 1억 원으로 제한됐고,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기준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됐다. 여기에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에 따른 생활고와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대부업체에 손 벌리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출 수요자들이 은행에서 밀려나 대부업 등 2금융권으로 향하는 움직임은 다른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올해 1~8월 은행권 대출 약정 건수는 712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줄었다. 그 대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이나 대부업체에서 대출이 늘고 있다. P2P 센터에 따르면 8월 말 대출잔액은 2조26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대부업체 신규 대출금액은 올해 1~6월 90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다.

● 신용평가 개편하고 복지 사각지대 보완해야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거절당한 이들은 불법 사금융에 손을 뻗고 있다. 서민금융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5년 대부업을 이용한 저신용자의 불법 사금융 이동 규모는 5만9000~11만9000명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최대 9만 명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불법 사금융의 이자는 순식간에 불어나 서민들의 일상을 제약한다는 점이다. 전북 부안군에 사는 박창규 씨(45)도 올해 1월 부모님 입원·수술비를 마련하려 대부업체에서 급전 50만 원을 빌렸다. 돈을 갚지 못하던 중 “120만 원을 빌려줄 테니 일주일 안에 이자를 합해 180만 원을 갚으라”는 불법 사금융 업체의 제안을 받아 돈을 또 빌리게 됐다. 그는 “나중에야 내게 적용된 이자율이 연 5000%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상환 능력을 제대로 가릴 수 있게 신용평가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용점수가 너무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많아 신용평가의 신뢰성과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년, 주부 등 이른바 ‘신용거래정보 부족자(thin filer)’는 거래 내역이 별로 없어도 상환 능력이 있는지 평가하도록 다양한 대안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자금 용도와 상환 능력을 적극 반영하는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적용해 취약계층이 대부업, 불법 사금융으로 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약계층이 돈을 갚지 못하는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금융 및 복지 지원책을 선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60915/134674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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