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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 민원 1438건 가운데 989건을 ‘해결’했다고 성과로 제시했지만, 세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해결’ 건에는 기존 정책을 안내하거나 향후 조치를 예정한 사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 분당 갑)이 동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은 1차 재외동포 민원 전수조사에서 접수된 총 1438건 가운데 989건을 ‘해결’로 분류하고 449건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경협 동포청장은 지난 16일 인천 송도 재외동포웰컴센터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재외동포 민원 해소를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김 청장은 당시 전 세계 재외공관을 통해 접수한 1차 민원 1438건 가운데 989건, 약 69%를 해결했다고 밝히며 “담당 공무원들이 소관 부처와 일일이 소통하며 이뤄낸 결과”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그러나 동포청이 ‘해결’로 분류한 989건에는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을 안내한 경우뿐 아니라 향후 조치할 예정인 사안과 재외공관 자체 처리 등이 함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이 실제 법령·제도·행정절차가 변경된 사례를 요구하자 재외동포청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는 4건이었다.
이에 따라 동포청장이 대외적으로 ‘989건 해결’을 주요 정책 성과로 제시한 것과 실제 민원 처리의 내용을 놓고 볼 때, 단순 답변이나 기존 정책 안내, 향후 조치 예정까지 모두 ‘해결’ 실적에 포함시킨 집계 방식이 성과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즉 민원인의 요구에 따라 법령이나 제도를 바꾸거나 행정절차를 실제 개선한 경우뿐만 아니라, 기존 정책을 설명하거나 아직 시행되지 않은 향후 조치까지 동일한 ‘해결’ 범주에 포함한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재외공관을 통한 국제운전면허증 및 1종 보통 운전면허증 갱신 신청·수령, 해외 휴대전화 인증 및 공공사이트 온라인 인증 방식 확대, 한글학교 대상 도서지원, 모국초청 장학생 휴학제도 관련 지침 개정 등이다.
이 가운데 해외 휴대전화 인증 방식 확대와 모국초청 장학생 휴학 관련 지침 개정은 시행됐지만, 재외공관을 통한 운전면허증 갱신·국제운전면허증 신청과 한글학교 도서지원 사업의 자료상 완료 예정 시점은 올해 12월로 기재돼 있다.
결국 동포청이 ‘해결’로 분류한 989건 가운데 의원실 요구에 따라 실제 제도나 행정절차가 변경된 사례로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4건이고, 일부는 아직 시행 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동포청은 의원실이 단순 답변·안내, 관계기관 이첩, 실제 제도개선 등을 어떻게 구분해 ‘해결’ 여부를 판정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내부 기준과 검토자료를 요구했지만, 별도의 명확한 분류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포청은 민원에 대해 각 소관부처의 검토의견을 취합해 답변·안내를 완료했다고 설명하면서 일부 주요 제도개선 사례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행정적 ‘답변 완료’와 민원인이 제기한 문제 자체가 해소된 ‘실질적 해결’을 동일한 통계로 집계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문제도 제기된다. 전체 1438건 가운데 나머지 449건은 현재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분류돼 있다. 전체의 약 31.2%에 해당한다.
동포청은 1차 조사 1438건에 대해 부처 검토와 분과위원회 논의를 거쳐 모두 답변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부처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은 향후 별도 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문제는 2차 전수조사에서도 유사한 집계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포청은 2차 조사에서 다시 1362건의 민원·건의를 접수했으며 현재 관계부처와 분과위원회 검토를 거쳐 최종 답변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동포청은 1차 조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민원·건의가 2차 조사에 포함돼 있더라도 이를 중복 제거하지 않고 각각 별도의 민원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차 1438건과 2차 1362건을 단순 합산하면 2800건에 이르지만, 이 숫자가 서로 다른 독립적인 민원 2800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성과관리 체계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동포청은 2027년도 성과계획에서 ‘동포사회의 핵심 민원 해소를 통해 포용적 동포 정책을 실현한다’는 취지의 전략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이 목표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설정한 주요 지표는 ‘재외동포 정책 만족도’와 ‘재외동포 행정지원 긍정보도율’이었다.
실제 의원실이 만족도와 긍정보도율 외에 실제 민원이 얼마나 해결됐는지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검토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동포청은 별도의 해당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핵심 민원 해소’를 주요 정책목표로 내걸면서 정작 실질적인 민원 해결률, 제도개선 완료 건수, 미해결 민원 감소율, 평균 처리기간 등 직접적인 민원 해결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는 별도로 두지 않은 셈이다.
또 동포청이 성과지표로 활용하는 ‘긍정보도율’은 외부 뉴스스크랩 업체가 언론보도의 긍정·중립·부정 키워드를 분류해 산출하고 있었다. 올해 1~8 기준 월 분석된 기사 4168건 가운데 긍정보도는 1759건, 부정보도는 627건, 중립보도는 1782건으로 긍정보도율은 42%였다.
하지만 긍정보도율은 언론보도의 우호적·부정적 경향을 나타내는 수치로, 동포사회의 민원이 실제로 해결됐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지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의원실의 tjfauddle.
정책 만족도 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2025년 재외동포정책 만족도 조사는 재외동포 1,200명과 일반 국민 1,200명, 전문가 50명 등을 대상으로 정책 전반의 만족도와 인지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비용은 3800만원으로, 2023년과 2024년 각각 2200만원보다 증가했다. 만족도와 정책 인지도는 정책 평가에 활용할 수 있지만, 개별 민원의 처리와 제도개선 여부를 직접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것의 의원실의 지적이다.
‘핵심 민원’이라는 개념 자체의 관리기준도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포청은 복수국적 제도개선,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 확대, 운전면허 상호인정 국가 확대, 해외 위난 상황에서의 재외동포 지원 등을 ‘핵심 민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과계획서를 수립하면서 별도의 핵심 민원 선정·관리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의원실에 답했다. 결국 ‘핵심 민원 해소’라는 전략목표는 설정했지만, 무엇을 핵심 민원으로 선정하고 어떤 상태가 돼야 ‘해결’로 보는지, 그 성과를 어떤 지표로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통일된 관리체계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안철수 의원은 “동포청이 강조해야 할 숫자는 해결했다고 집계한 건수가 아니라 아직 실질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한 민원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 하는 것”이라며 “기존 정책을 안내하거나 앞으로 조치하겠다는 사안까지 ‘해결’에 포함한다면 국민이 생각하는 문제 해결과는 전혀 다른 통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원에 답변했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며 “성과를 숫자로 포장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제도와 행정절차가 바뀌었는지, 아직 남아 있는 과제를 언제까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 [단독] 동포청 '민원 989건 해결'이라더니…실제 제도개선 4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