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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의원실] 짝퉁 명화보다 못한 한국화 명품의 굴욕,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의 이상한 평가
작성일 2015-09-17

짝퉁 명화보다 못한 한국화 명품의 굴욕,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의 이상한 평가



- 주안 미로의 복제그림은 76만원, 한국화 명품선에 실린 진품은 50만원

- 서예 명필가의 작품이 한국은행 전 총재 글씨의 1/10도 안되는 가격




한국은행은 현재 무려 1천여점의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감정평가한 결과 60억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억원이 넘는 작품이 8점이나 되지만 반대로 상식으로는 갸우뚱거릴 정도로 저평가된 작품들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원래 1,369점의 미술품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소장미술품 중에는 복제품과 인쇄본 등 예술적 가치가 없어 활용도가 낮은 작품이 많았다. 보관 및 유지관리에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지나치게 많은 미술품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오해도 있어 지난해 말 <미술품 관리방법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정리했다. 감정가액이 50만원이 안 되는 작품은 미술품이 아닌 장식품으로 분류하여 362점을 별도로 관리하게 된 것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심재철 국회의원(안양 동안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국은행이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 의뢰하여 감정평가한 작품들 중 일부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림 1] [그림 2]-첨부파일 참조


위 자료에 따르면 샤갈의 그림 및 주안 미로의 그림을 복제한 그림이 각각 49만2천원, 76만5천원으로 평가되어 있는 반면에,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에서 여러 차례 특선을 차지하고 사실적 산수화로 유명한 강지주 화백의 한국화 “청산”은 불과 50만원으로 평가되었다. 게다가 이 그림은 한국은행이 소장하고 있는 630점의 동양화 가운데 30점을 가려 펴낸 「근현대 한국화 명품 30선」에서도 첫번째 작품으로 소개된 22호 크기의 걸작이다. 한국은행 스스로가 한국화 명품으로 치켜세우고는 한편으론 최신휴대폰보다 못한 50만원의 저가작품으로 매도한 셈이다. 강지주의 그림은 10호 크기가 130여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호당 가격으로 친다면 2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한국화 명품 30선 중 곽남배의 “묵매”, 안동숙의 “천도”, 정은영의 “화접도”도 마찬가지로 50만원으로 매겨졌다. 국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경력이 있는 한국화단의 명화백들에게 서양화의 짝퉁 그림보다 못하다는 굴욕을 안겨준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제주 예술의 대표로 손꼽는 서예가이자 한국화가인 김광추의 서예작품들은 1점당 20만원으로 감정되었다. 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던 조순 전 총재의 서예작품은 하나같이 3백만원으로 평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술적인 실력보다는 작가의 세속적 명성으로 가격을 매긴 것이다. 김광추와 어깨를 겨루는 제주 예술의 대표서예가 현중화의 작품이 1백만원에서 1백5십만원으로 평가된 것을 봐도 감정결과에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다. 



[그림 3] [그림 4]-첨부파일 참조



이렇게 해서 전체 1,031점의 미술품의 시가는 60억 4,734만원으로 평가되었다. 구입 당시 기록이 일부 소실되어 얼마만큼의 평가이익이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문학진의 한국화 “조춘”은 1963년에 7만원에 구입하여 5천만원으로 약 714배로 가격이 불어났다. 1959년에 1만5천원을 주고 사들인 허백련의 “어형초제”는 2천만원이 되었다.

 

한국은행의 미술품 투자가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1,200만원으로 구입한 강호문의 그림은 25만원으로 평가되는 등 7억 2,414만원으로 구입한 253점의 미술품은 모두 3억 8,390만원으로 평가되어 거의 반타작 났다. 한국은행은 65년 동안 2001년과 2012년, 단 두 번만 시가감정평가를 의뢰했었다.

 

심 의원은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미술품은 2012년부터 모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원화하여 관리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는데 미술품에는 전문적인 관리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이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행이 비록 독립된 법인이지만 정부의 미술품 관리체계에 따라 소장 미술품을 국립미술관에 위탁관리하도록 한다면 예산낭비와 비상식적인 평가·관리라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 9. 15.

국회의원 심 재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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